리그 오브 레전드는 소환사의 협곡, 칼바람 나락, 이제는 사라진 뒤틀린 숲까지 다양한 모드가 존재한다. 오늘은 게임 모드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를 아주 짧고 빠르게 놓고 가도록 하겠다.

첫 번째 생각: ‘불량식품’ 같은 간단한 모드가 필요하다

요즘 나오는 아레나 같이 여러 가지 일과 노력이 들어간 고퀄리티 모드도 좋지만, 옛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주 간단한 모드들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비교적 최근에는 하입이 좀 떨어졌지만, 우르프 모드가 나온다고 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를 띄엄띄엄하던 사람들도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롤을 즐겼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기존 유저나 반쯤 떠나있는 유저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역할은 오히려 간단한 모드가 더 잘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퀄리티가 좀 떨어지고 한 달 이상 즐기기엔 어려워도,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쇼츠’ 같은 모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헥사킬 모드: 아주 간단하게 5v5가 아닌 6v6으로 게임하는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냥 사람 하나 더 넣어주고 끝이지만, 뒤틀린 숲이 3v3에서 6v6이 되니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었던 것처럼 색다른 재미를 준다.
  • 네가 가라 하와이 모드: 상대방이 내 픽을 골라주는 모드다. 게임 안쪽은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픽창만 바꾼 것이다. 정식으로 나오면 사람들이 귀찮고 불편한 픽만 하게 되어 싫어하겠지만, 가끔 로테이션으로 등장하면 두세 판 정도는 즐겁게 할 만하다. 유튜버들에게 약간의 프로모션을 주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영상이 하입을 받아 홍보 효과도 클 것이다.
  • 모든 것이 두 배 모드: 골드 수급이 두 배가 되거나 아이템 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아이템 소지 개수를 12개로 늘리고, 신발 두 짝을 모두 사서 신을 수도 있다. 코어템이 빨리 나와 초반이 힘든 캐릭터들이 날아다니고, 10개가 넘는 아이템 시너지를 시험해보려는 사람들이 뛰어들 것이다. 레벨업 경험치도 절반으로 낮추고 최대 레벨을 32까지 늘리면, 베이가의 저주 모드에서 봤던 30레벨 트리스타나처럼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나올 거다.

두 번째 생각: 잘 만든 모드들의 ‘전략적 로테이션’

두 번째는 아레나처럼 좀 더 완성된 게임 모드들에 대한 생각이다.

처음에 아레나가 나왔을 땐, 정말 잘 만들어서 로테이션으로 사라지지 않고 오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니 나도 모르게 요즘은 아레나를 잘 찾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 개발자 일지에서 봤는데, 우르프 모드를 출시하면 한 달 뒤 오히려 우르프는 물론 소환사의 협곡 유저 풀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우르프의 고자극에 익숙해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힘들어하고, 우르프 자체도 한 달 넘게 즐기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레나처럼 아무리 잘 만든 시스템이라도 계속 유지하기보다는, 로테이션을 돌리는 게 어떨까 싶다. 지금처럼 아레나와 초토화 봇 모드를 같이 활성화하는 식으로, 아예 정규 로테이션으로 여러 모드를 돌리면 좋겠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만큼이다.

  • 우르프
  • 초토화 봇 모드
  • 아레나
  • 초월 모드
  • 뱀파이어 서바이벌 모드 (PBE에 있던 것)
  • 별 수호자, 우주 해적 모드 (PVE)
  • 나의 최애였지만 아무도 기억 못 하는 암시장 모드
  • 단일 챔피언 모드
  • 궁극기 주문서
  • 돌격! 넥서스
  • 암살자들의 축제였던 피의 축제

이 외에도 내가 기억 못 하는 좋은 모드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게임 모드를 관리하는 부서를 따로 만들어서 항상 2개씩 적절히 유지시킨다면, 게임에 계속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써서 업로드 하고 나니까 패치노트에 돌격전 출시 써져있네… 민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