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빠지게 된다. 저탄고지(키토제닉), 간헐적 단식, 원푸드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서점에 가면 다이어트 관련 책만 한 트럭이고, 유튜브에는 “이것만 먹으면 빠진다”는 썸네일이 넘쳐난다.

나 역시 지난 몇 주간 키토 다이어트를 시도하며 그 파도에 몸을 실었었다. 지방을 태우는 몸을 만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론을 관통하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법칙이 있다는 걸 우리는 종종 잊는다(혹은 잊고 싶어 한다).

⚖️ 열역학 제1법칙의 냉혹함

그것은 바로 섭취 에너지 < 소비 에너지라는 단순한 물리학 법칙이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라 하품이 나올 지경이다. “누가 그걸 몰라? 안 되니까 그렇지.”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다이어트가 힘들 때마다 이 법칙을 외면하고 마법을 찾으려 든다. “나는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야”, “이건 살 안 찌는 지방이라 괜찮아”, “호르몬 문제라 칼로리는 상관없어”.

물론 호르몬은 중요하다. 대사량도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 어떤 특이 체질이라도 그 어떤 호르몬의 장난이라도 들어오는 에너지보다 나가는 에너지가 많으면 살은 빠진다. 이것은 내 의지나 믿음의 영역이 아니라 우주가 돌아가는 물리 법칙이기 때문이다.

🍬 방법론은 “도구”일 뿐이다

그렇다면 키토제닉이나 간헐적 단식은 쓸모없는 것일까? 아니다. 이 방법론들의 진정한 가치는 제1법칙을 지키기 쉽게 만들어준다는 데 있다.

내가 경험한 키토 다이어트를 예로 들어보자. 지방을 많이 먹어서 살이 빠지는 게 아니다. 지방과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니 포만감이 오래 가고 혈당 롤러코스터가 사라져 가짜 배고픔이 줄어든 것이다. 덕분에 억지로 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체 섭취 칼로리가 줄어들거나 적어도 폭식은 막을 수 있었다.

결국 모든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들은 이 칼로리 결핍이라는 고통스러운 상태를 조금이라도 덜 괴롭게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자 전략인 셈이다.

맺으며

살을 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법칙은 결국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너무 뻔해서 매력적이지 않은 이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마법의 약은 없다. 기적의 식단도 없다. 그저 오늘 하루 내 몸이 쓴 에너지보다 조금 덜 먹었는가? 그 단순한 뺄셈의 결과가 쌓여 내 몸이 된다.

일기장에 적어본다. 요행을 바라지 말자. 정직하게 비워내자. 그것이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