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 다이어트 2주차 후기
나는 현재 2주에 걸쳐 키토 다이어트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다이어트’라는 말이 단순히 ‘살빼기’로 통용되는 경향이 있어 부연 설명을 하자면, 키토 다이어트는 식단 관리의 문제이지, 체중 감량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지난 2주간 키토 다이어트를 따르며 겪었던 일들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보고자 한다.
💪 키토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유
키토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지난 시험 기간, ‘시험만 끝나면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이 특이한 식단을 시도해보는 것이었다. 일종의 버킷리스트였지만, 비용이 꽤 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학기가 되었다.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한번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 키토 다이어트란?
키토 다이어트는 한마디로 아주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또는 무탄수화물 다이어트이다. 밥, 면, 빵, 설탕 등을 제한하여 몸의 주 에너지원을 탄수화물에서 지방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키토 식단의 기본 원리는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는 점에 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키톤체’가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 시 발생하는 급격한 혈당 상승(혈당 스파이크)이 없어 인슐린 분비가 적고, 이로 인해 살이 쉽게 찌지 않는 체질이 된다. 몸이 지방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축적된 지방이 연소되기 쉽고, 부가적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피부가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 생각보다 괜찮았던 시작
처음 시작했을 때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간편식품이나 빵, 면 등이 제한되다 보니 대부분의 식사는 고기로 이루어졌다. 고기를 굽고 익히는 과정이 귀찮고 어색했지만, 대패삼겹살을 대충 익혀 라면 스프에 뿌려 먹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해나갔다. 또한, 몸에 흡수되지 않는 알룰로스 같은 대체당은 섭취가 가능해서 단맛에 대한 갈증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 현실적인 어려움: 사회생활
당연하게도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들을 만날 때이다. 키토 식단을 하는 동안에는 밖에서 무언가를 사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난 일주일간 외식 메뉴를 떠올려보라. 밥, 면, 빵, 설탕이 든 음료, 그리고 양념된 모든 음식을 제외하면 먹을 수 있는 것이 남는가? 아마 밥과 양념 없이 먹는 삼겹살 구이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과일도 당분이 많아 섭취가 불가능하고, 샐러드드레싱조차 대부분 당분이 많아 금지된다.
결국 외식을 포기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매우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연애 중이라면 상대방이 먹고 싶어 하는 것에 나도 모르게 제약을 걸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 의외의 난관: 칼로리 채우기
그리고 의외로 정말 어려운 것은 하루 목표 칼로리를 채우는 것이다.
어리석게도 나는 이 사실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칼로리를 적게 먹는다고 해서 살이 무조건 빠지는 것이 아니다. 섭취 칼로리가 너무 적으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아사 상태)로 인식하여 기초대사량을 확 줄여버린다.
하루 두 끼를 먹던 나는 키토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도 같은 습관을 유지했다. 하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 보니,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두부를 자주 찾게 되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두부와 간장으로 식사를 해결하면 섭취 칼로리는 고작 200~300kcal에 불과하다. 이는 저녁에 탄수화물 도움 없이 단백질과 지방만으로 1600kcal 이상을 섭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지만, 탄수화물과 설탕의 도움 없이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
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여러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향한 하나의 챌린지라는 의미가 크다. 나의 결심이 얼마나 굳건한지 스스로 시험하고 단련하는 과정에 가깝다.
앞으로 이 다이어트를 얼마나 더 유지할지는 모르겠다. 여러 레시피를 시도하며 이제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만큼 2주 정도는 더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보니, 도전을 시작하기 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장애물들이 있어 평생, 혹은 연말까지 이어가지는 못할 것 같다.
아무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한번쯤 키토 다이어트를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돈과 시간이 많고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추천한다.